티벳5

2014. 12. 7. 14:28스크랩 글/꽃사랑 섬초롱 사진

우~~ 아침부터 머리가 죄어오듯이 아파온다
오늘 하루 무사히 버텨야 하는데...
할수없이 고산증약 두통약 울렁거림 가라앉는약 또 한주먹 약을 먹는다

아! 힘들다 내려가고 싶어진다
하지만 오늘은 또 다시 해발 5200m고지를 올라가야 하는 일정이 남아있다
습도도 거의 없어 호텔방에는 가습기가 놓여 있다
밤새 가습기를 틀어놓고 잤는대도 소용이 없다

입이 마르고 목은 갈라져 목소리도 변했다 콧속도 말라서 열이 나고 아파온다
걸어도 걷는게 아니다 정신이 자꾸만 혼미해져 온다
나만 그러는줄 알았느데 같이간 친구들도 모두 증상이 비슷하다
다음부터는 고산지대 여행갈 일이 있으면 조그만 스프레이통 하나 준비해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오일도 준비해 오라고 했는데 깜빡했다...얼굴과 입술에 발라주어야 피부가 갈라지는것을 막을수 있다

준비해간 보온물통에 뜨거운 물을 끓여 커피 티백을 넣어 이동중에 자꾸만 마셨다
하루종일 물을 입에 달고 살아도 갈증이 인다
왜 이 민족이 차를 중요시 하는지 알것같다



라싸에서 시가체을 향하여 기나긴 버스이동이 시작되었다
먼동이 터오는 저 들녁끝으로 서서히 햇살이 비쳐온다
길옆에 심어져 있는 은사시나무가 가을햇살에 반짝이고
만년설에 녹아내린 코발트빛 물빛에 노랗게 물든 은사시나무가 반영이 되어
한폭의 그림같은 풍광을 자아낸다

마음은 벌써 저곳에 내려 서서 사진을 찍고 있다
모두들 피곤한지 비몽사몽인데 맨뒷자리에서 울팀은 지칠줄 모르고
차창밖의 풍경에 온마음을 빼앗겼다...정말 아름답다...이곳에서만 볼수 있는 또 다른 비경이다

TV에서 보았던 차마고도 마방길을 차창밖으로 바라보면서
버스는 굽이굽이 산길을 거침없이 올라간다...내려다 보니 아찔하다

이렇게 5200m고지까지 버스가 올라간다니 정말 대단한 나라다
한굽이 돌고 또 한굽이 돌아갈 때 마다 공연스레 오금이 저려온다
깍아지른듯한 벼랑위로 버스가 돌아 올라가고...저 멀리 버스가 가야 할 길이 굽이굽이 펼쳐져 있다



드디어 산 꼭대기에 도착...버스에 내려서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저 멀리 히말라야 설산이 보이고 티벳민족이 신성히 여기는
커다란  얌드록초호수(해발 5200m)가 눈앞에 펼쳐진다...
만년설이 녹아서 생긴 호수라고 하는데 물빛깔과 구름한점 없는 하늘색은
글로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신에 마음을 받쳐 이 깃발을 매어 달아 놓는다고
이 높은 고지위에 티벳민족의 염원이 담긴 색색이 깃발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다

이곳에도 관광의 바람이 불었나...
원주민들이 야크와 양몰이 개를 끌고 같이 사진찍자고 마구 덤빈다
하나같이 새까맣다 피부는 빤질빤질 새까맣게 윤이 나고 세수는 언제했는지 눈만 반짝인다
머리는 언제 감았는지 마구 영켜있어 머리빗도 들어가지 않게 생겼다
가이드말...이 민족은 일년에 세번 목욕을 한다고...그 만큼 물도 귀하고 생활환경도 열악하다고...



고산지대라 그런지 나무한그루 없고 사방을 둘러보아도 민둥산이다
이름모를 조그만 풀들이 노랗고 빨갛고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아름답게 햇살에 비쳐있다

같이 간 친구가 높은곳에 올라오니 고산증이 더 심해졌는지 급기야 한쪽에서 꼼짝도 못하고 앉아있다
나도 아름다운 풍광에 사진을 찍는데 한컷찍고 숨을 몰아쉬고 또 한컷 찍고 숨을 몰아쉬고
괴롭다...여전히 머리는 아프고..

어서빨리 이 고도에서 벗어나고 싶어진다...이 마음 알아차렸는지...
이곳에 머무는 시간은 대략 20여분 버스를 타고 아까 올라왔던 길을 이번엔 내려간다

올라올땐 멀게만 느껴졌던 길인데 내리막이라 그런지 쉽게 내려간다는 느낌이다
콧속은 고추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여전히 맵고 목은 물을 아무리 마셔도 자꾸만 메말라 간다
고산지대 여행이 이렇게 힘든줄 몰랐다 ..
아마도 고산지대 여행은 이곳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지 않을까?...
내생애 이곳에 다시 와 볼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자꾸만 자꾸만 뒤돌아 보아진다



버스로 이동중에 잠시 휴식을...
저 깃발은 티벳민족이 장례를 치르는 곳이라고
저곳에서 물속에 시신을 빠뜨려 고기들에게 육신을 보시한다고...수장하는 곳
티벳에 장례문화는 조장 수장 풍장이 있다고
드넓은 대지에 묘하나 보이지 않는다...우리나라 장례문화와 비교되는 순간이다



끝없이 펼쳐진 들녁에 야크 양 소 말 산양 그리고 티벳사람들..
자연과 하나되어 꾸밈없이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의 해맑은 미소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것 같다



오후에 시가체에서 마지막 관광지 아미타불의 환생지 타쉴훈포사원...발음도 어렵다
하지만 이곳에서 관광은 포기해버렸다
고산증이 더 심해졌는지 걸음을 걸을수가 없을 정도로 온몸이 흔들거린다
발밑에 지진이 난것처럼 온통 흔들흔들...정신이 없다
힘은 들지만 언제 또 이곳에 와보겠냐는 마음에 사원안으로 들어갔지만
나홀로 사원입구 커다란 광장에 쭈구리고 앉아 울팀들이 돌아 나오기를 기다린다

한무리 티벳사람들이 사원안에 들어왔다 일가족인것 같다
여자들은 모두들 긴머리를 땋아서 머리에 올리고 남자어린아이들은 밑이 터진 바지를 입고 있다
허리에 매달린 색색으로 수놓은 허리띠가  이채롭다
자꾸만 자꾸만 사원을 향해 절을 하는 사람들...
이 거친땅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든삶의 유일한 안식처인가 보다

시가체에 도착하여
저녁에 호텔로 돌아오니 한발짝도 움직이기 힘들다
이곳은 라싸보다 고도가 조금 더 높다고 한다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가야 하는데 그만 포기하고 또 누룽지로 한끼 때웠다
물과 누룽지로 산다...그래도 나는 물이라도 넘어가지...
친구 하나는 물도 못삼켜 결국엔 의사가 달려오고 탈수증이 생기면 위험하다고 링겔주사까지 맞았다

잠을 자야 하는데 잘수가 없다
양손으로 머리를 쥐어잡고 호텔침대위에 앉아 온밤을 하얗게 새웠다
내 룸메이트가 또 고생이다 ...물을 끓여 수시로 갔다주고 약도 먹여주고...
으이고 내 꼬라지 하고는...정말 마음에 안들고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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