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2. 11:28ㆍ오항리 건축 일지/오항리 집 건축(2011년)
개인 클라인가르텐 국내 1호 이동형 씨
“펜션보다 손쉬운 임대형 주말주택을 지어라”
스스로를 영원한 가이드, 관광쟁이라 부르는 여행전문가 이동형 씨.
‘여행’에 몰두한 지난 삶으로 경기관광공사 이사와 경기도 관광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고 대통령상까지 수상한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런 그는 지금도 손때 묻은 수첩을 끼고 일주일에 8백㎞가 넘는 길을 달린다. 전국 각지의 숨은 비경과 금맥과도 같은 관광산업의 아이디어를 함께 찾기 위해서다.
이러한 보물찾기 실력이 얼마 전 좀 색다르게 우회했다.
‘클라인가르텐’이라 불리는 주말주택 임대사업을 개인으로서는 국내 최초 시도한 것이다.
취재·이세정 기자 | 사진·변종석 기자
취재협조·알지카사 이동형 대표 dhjnl@hanmail.net
Q. 관광전문가로서 국내 여가 산업과 문화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동안의 여행으로 해외 각국의 사례를 접하면서 한국인의 여가 문화에 대해 안타까운 생각을 금할 수 없다. 러시아의 다차, 영국의 얼로트먼트, 독일의 클라인가르텐, 일본의 시민농원까지 외국의 여가 문화는 일과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순전한 휴식의 시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고작 펜션이나 콘도를 찾아 같은 사정의 사람들과 북적거리며 지내다 지쳐서 돌아온다. 또한 도심 근처에서는 가족들과 바비큐 파티 한 번 하려고 해도 공간이 없다. 지자체에 피크닉 공원 하나 없는 것이 우리네 실정이다.
Q. 그렇지만 척박한 국내 숙박문화에서 펜션의 도약적인 성장은 주목할 만 하지 않은가?
펜션이 정말 많이 생겼지만, 그 의미는 점점 변질되고 있다. 커플, 럭셔리 위주로 치우치면서 펜션의 컨셉인 ‘집주인의 정(情)’도 찾기 힘들어졌다. 가격 또한 문제다. 30㎡도 안 되는 방의 하루 밤 숙박비가 12~20만원이다. 숯 구입에 1만원, 초과 인원도 1만원인 야박한 장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각광받은 휴양림 통나무집은 숙박비는 저렴한 반면, 주말과 성수기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다. 뭔가 다른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Q. 그 때문인지, 지난 경기도의 ‘클라인가르텐’ 분양 경쟁률이 엄청났는데?
맞다. 별장형 주말농장 경쟁률이 140 : 1에 달하고 1년 임대료 입찰가를 1500만원을 써낸 신청자도 있었다. 그만큼 전원생활을 꿈꾸며 여가를 보내고자 하는 도시민들이 많다는 증거다. 그러나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별장형 주말주택은 마을 주민이 땅을 제공하고 지자체가 주택을 지어 공급한다. 텃밭을 가꾸는 데는 좋지만, 마을 변두리 땅이나 군사용지라 풍광이 좋지는 못하다. 물론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분명히 부족할 것이다. 여기서 개인형 ‘클라인가르텐’을 시도해보자는 아이디어가 생겼다.
Q.개인이 운영하는 클라인가르텐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개인이 운영하는 임대형 주말주택은 1천㎡부지를 넘지 않고, 초기 투자비도 2억~3억 수준이면 족하다. 관리동 하나와 소형주택 2~3채를 따로 짓고, 텃밭과 함께 앞마당을 갖는다. 거주지에서 차로 2시간 이내 거리로 산책로, 계곡 등 풍광이 빼어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자신이 관리 여력이 된다면 휴양림 수준의 숙박료를 받아 운영할 수 있겠지만, 이보다는 중ㆍ장기 임대로 전향하는 방향을 추천한다. 월이나 년 단위로 임대료를 책정하고 관리비도 임차인의 몫이니 별 다르게 신경 쓸 일이 없다. 욕심 부리지 않고 은행 이자보다 조금 더 나은 수익에 만족하며 산다면, 이보다 유유자적한 전원생활이 어디 있겠나.
Q. 건축을 할 때 어떤 점에 중점을 두었나?
가족만의 진정한 여가, 예술가의 작업활동, 아픈 이들의 요양 등을 위해서 반드시 단독 공간으로 지어야 한다. 또한 임대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작지만 눈이 가고 예쁜 외관도 갖추어야 한다. 건축은 목조, 스틸 등 상관없지만 작은 공간에 모든 생활 요소를 담을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짓는다. 소형주택 건축비가 비싸다고는 하나, 한번에 관리동과 소형동 2~3개를 함께 지으면 어느 정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Q. 강원도 홍천에 개인으로서는 첫번째 임대형 주말주택을 지었는데?
강원도 홍천 땅은 산사나무 군락지에 반해 5년 전, 미리 구입해 놓은 곳이다. 나 역시 전원에서 노년을 보낼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대지만 마련해 놓고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본격적인 건축에 들어갔다. ‘휴양형 민박’ & ‘민간인 최초 클라인가르텐 모델’ 개념이다. 이곳을 기반으로 뜻을 같이 하는 전원희망자 및 지역 농민들에게 운영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다. 펜션 못지 않은 시설을 유지하되, 중저가 요금을 적용하고 농어촌 정서와 환경을 잘 살리는 새로운 개념의 문화로 만들고 싶다.
Q. 다양한 외지인들이 농촌마을에 들어오는 것인데, 지역민과의 융화는 어떻게 꾀할 생각인가?
최근 농어촌 체험관광이 인기다. 그러나 막상 시골 사람들은 민박 개념의 숙박시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현재 우리 마을 사람들도 이번에 지은 1호 모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기농 농사를 짓거나 야생화 농원을 하러 들어온 이들이 동참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이런 식으로 기존의 마을 사람들이 함께 한다면, 마을 전체가 관광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 관광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대단하다. 개인형 클라인가르텐은 농가 소득의 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Q. 앞으로 세부적인 운영 계획이 있다면?
삶의 행복 지수가 무엇인지 진정 생각해 볼 시기가 왔다. 2010년까지는 도시민들의 자유로운 주말농장형 주택 건축이 가능하고, 1가구2주택에서도 제외되는 아주 좋은 기회이다. 프랑스의 지트(Gite) 같이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민박조직, 즉 네트워크를 꾸린다면 국내 여가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수익사업이기 보다는 일종의 동호회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현재 ‘알지카사(RGCASA. 휴양을 위한 다락방이 있는 작은 집)’란 브랜드로 상표 출원 중이며, 1차 완공된 인근 부지에 다양한 모델의 2차 건축을 계획 중에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8월호 기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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